이 논문에서는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현금 수거책, 인출책, 전달책 등 하위 가담자들이 사기죄의 공동정범, 방조범, 또는 무죄로 각각 판단될 수 있는 상황을 명확히 규명하고자 한다. 이들은 객관적으로 범죄 실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만, 주관적으로는 범행 수법에 대한 인식이 불분명하여 가담 형태와 무죄 여부에 대한 법적 기준이 모호하다.
이를 위해 논문에서는 먼저 하위 가담자의 유무죄 및 가담 형태를 구별하는 기존 판례 법리를 정리한다. 판례는 주관적 요소를 불법 가능성의 막연한 인식, 미필적 고의, 공동 가공 의사로 구분하여 각각 무죄, 방조범, 공동정범으로 본다. 이러한 법리를 바탕으로 법원은 구체적 사실인정을 통해 타당한 판결을 내리고 있지만, 일부 사실인정 요소 간에는 불충분한 설명과 충돌이 있어 혼란을 야기한다. 현금 인출책이 범행 완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만으로는 공동정범 의율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며, 피고인의 사회적 경력과 보이스피싱 수법에 대한 언론 보도를 토대로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기준도 모호하다. 또한 고액의 수당을 공동정범의 단서로 보기도 하고, 그렇지 않게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 유무죄는 물론이고 방조범으로서 필요적 감경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피고인 방어권의 핵심이므로 보다 예측가능성이 확보되어 운용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논문에서는 다음 네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첫째, 주관적 요소의 사실인정에 있어 가정적·추상적 판단을 지양하고, 현실적·구체적 사실을 통해 고의를 인정해야 한다. 둘째, 조직적범죄의 특성을 고려하여 주관적 요소를 완화한 변형된 공동정범 이론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셋째, 가담 형태 구별의 단초로서 범행의 기수시기와 종료시기와 연관하여 가담 시기에 따라 가담 형태를 구별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넷째, 최근 개정된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하여, 현금 수거책 등 하위 가담자들을 사기죄의 공범으로 처벌하는 대신, 해당 법률에 따라 직접 처벌하는 방법을 모색한다.